SPACE TH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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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그리고 맥락

 북촌의 좁은 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가 한 공간 속에 사람들이 존재한다. 각자가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행동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이곳에서 서로 개성이 강한 작가들이 만화이자 책을 만들 듯이 다 같이 전시를 구성하고, 공간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가져와 하나로 만들어 내려 한다. 

 내면의 단편(斷片) 속에서 자신에 대해 정의하는 것을 생각한다. 하나의 공간에서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가며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모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고찰이자 고백이다. 개인의 의견과 이야기로 자연히 섞이는 것은 한계가 존재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집단에 속하여 원하지 않는 전체의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하며, 모두가 만족하는 답은 정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의 시점으로 보면 각자가 조금씩 양보하여 합의점을 찾는 것이 집단의 문제에 대한 점진적 해결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만화의 구성에서도 엿보인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만들기 위해 한 장면에서 모든 요소를 내비치지 않는다. 단지 전과 후의 연결성을 위해 이어지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담당한다. 만약 각자의 개성과 주장이 강하게 입혀진다면, 개인으로서는 만족할지 몰라도 전체의 완성으로 이어질 수 없다. 단체전이라는 만화 속 틀에서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들이 다음을 이어주는 맥락에 대해서 의논하고, 전체를 보는 것은 오늘날 단체전이라는 방식이 그저 허례허식(虛禮虛飾)으로 소비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개성과 자유는 매우 중요하고 없어서도 아니 된다. 다만 역량이 독자적으로 발전하는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개성이란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여러 인물과의 관계 속 흘러들어오는 정보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성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보완하며 발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만화의 화면구성처럼 작가 개인이 하나의 장면 속 존재로서 다음 장면으로 이어주는 역할이 되는 것이다. 같은 공간 속에 있는 작가들은 단체전 형식의 틀에서 맥락을 되짚으며 다음 이야기의 초석을 만들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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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and Context

Deep within the narrow alleys of Bukchon, people exist within a shared space. Each has different thoughts and ways of acting. However, in this place, strong-willed artists come together to create an exhibition, weaving their individual stories into a collective narrative, much like making a comic or a book.

I contemplate defining oneself through fragmented inner reflections. While various stories and themes are exchanged in one space, what everyone ultimately wishes to express is a contemplation and confession about themselves. There are limits to how personal opinions and narratives can blend naturally. Sometimes, one may belong to a group against their will, moving towards a collective direction that may not satisfy everyone. Yet, from another perspective, this can lead to gradual solutions for collective issues, as each individual makes small concessions to find common ground.

This structure is also evident in the composition of comics. To create an overarching plot, not every element is revealed in a single scene. Each scene serves as a connector to maintain continuity. If each person’s individuality and assertions are too strongly emphasized, they may find personal satisfaction, but it won’t contribute to the overall completion. Within the framework of a group exhibition, the artists discuss how their works connect and flow into each other, questioning whether today’s collective exhibitions are merely superficial displays.

Individuality and freedom are indeed crucial; they cannot be dismissed. However, it raises the question of whether such qualities develop independently. Individuality is not entirely crafted by oneself. Rather, it is shaped and refined through the information flowing from relationships with others. In this exhibition, akin to the composition of a comic, each artist plays the role of a presence in a scene that connects to the next. The artists within this shared space aim to revisit context in the format of a group exhibition and lay the groundwork for the next story.

2024 / 11 / 04 - 2024 / 11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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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황홀>

윤광준 

작가이자 사진가로 활동하는 윤광준은 미술과 음악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 많은 전방위적 문화인이라 할만하다. 이번엔 그의 관심이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으로 향했다. 오래전부터 세계의 정원을 두루 찾아다녔고 최근 우리 옛 정원인 별서의 가치를 새삼 주목해서 전국에 흩어진 200여 곳의 정자와 누각을 답사했다. 이번 전시는 <정원의 황홀> 출간 기념으로 기획되었다. 책에 나오는 우리 옛 정원의 특색과 아름다움을 사진 작품으로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런 정원들을 보고 나니 우리 정원들의 매력이 외려 크게 다가왔다. 무릇 가치란 비교로써 분명하게 드러나게 마련이다. 세상의 정원은 곧 만든 사람의 생각에서 비롯되는 거였다. 그 이유를 알게 되니 형태와 접근방법이 비슷했고 유명세를 타는 과정도 공통점이 많았다. 유형화 양식화의 과정이 이루어지고 세월이 흘러 관련 연구와 이야기가 덧붙어 사람들이 알게 되는 거였다. 유명 정원은 곧 의미화를 잘 시키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 상징화된 곳이었다.“ -p. 9

“한국인에게는 마을을 둘러싼 산의 경치가 정원 역할을 한다. 구태여 정원을 만든다면 산과 어우러진 풍경을 떠올릴 게 뻔하다. 정원을 연장해 산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게 최고의 아름다움란 얘기도 들려줬다. 지방에 있는 민간 정원은 소박한 정자 하나만 있는 곳이 대부분이고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하는 걸 미덕으로 삼는다고했다. 그는 비로소 한국 정원이 왜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지 납득하는 듯했다.” -p. 24

“찾아볼 만한 전국의 누정은 대략 300여 개로 압축된다. 한두 곳씩 찾는다면 1~2년 정도 시간에 얼추 둘러볼 수 있다. 한두 곳의 누정을 봤다면 '별거 아니네!'란 생각이 들것이다. 일이십 곳을 들렀다면 '생각보다 재미있네!'로 바뀐다. 백이백 곳을 넘기면 뭔가 묵직한 느낌으로 바뀌게 된다. 뚝심 있고 거칠지만 역동적인 한국인의 심성과 어우러진 건물과 풍경의 조화는 비교의 대상이 없는 독특함으로 다가온다.” -p. 36

<정원의 황홀>은 우리 정원의 아름다움을 담백하고 생생한 글과 사진으로 공감시킨다. 마치 같은 공간을 거니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특유의 감각으로 짚어낸 우리 정원의 고유한 특징과 매력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길 바라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소리의 황홀》, 《잘 찍은 사진 한 장》,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심미안 수업》, 《내가 사랑한 공간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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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ture of the Garden>

YOON KWANG JUN


Yoon Kwang Jun, an author and photographer, is a multifaceted cultural figure with deep interests in art, music, architecture, and design. This time, his focus
has turned to the beauty of traditional Korean gardens. Having explored gardens around the world, Yoon recently delved into the value of Korea’s historical
gardens, particularly byeolseo (retreat gardens). He visited over 200 pavilions and gazebos scattered across the country. This exhibition is organized to commemorate the publication of and serves as a
visual showcase of the unique characteristics and beauty of Korea’s historical gardens as captured through his photography.

“After seeing these gardens, the charm of Korean gardens struck me even more profoundly. Value, after all, becomes evident through comparison. Gardens around the world are reflections of their creators’ philosophies. Understanding this revealed similarities in form and approach, as well as commonalities in how these gardens became renowned. The process of categorization and stylization, followed by years of associated research and storytelling, brings these gardens to public attention. Famous gardens owe their prominence to successful meaning- making and widespread recognition as symbolic sites.” — p. 9

“For Koreans, the scenery of mountains surrounding a village often serves as a natural garden. When they do create gardens, it’s natural to incorporate the mountain landscape. Some say the pinnacle of beauty lies in making a garden appear as an extension of the mountain, blending seamlessly with nature. In rural areas, most private gardens consist of a simple pavilion, with minimal human intervention seen as a virtue. Yoon seemed to grasp why Korean gardens often appear untouched, as if left in their natural state.” — p. 24

“There are roughly 300 notable Nujeong (pavilions and gazebos) across Korea. Visiting one or two might take a year or two, depending on your pace. If you see just a couple, you may think, ‘Nothing special.’ But after visiting ten or twenty, your perspective shifts to, ‘This is more interesting than I thought.’ When you’ve seen over a hundred, the experience deepens, leaving a profound impression. The harmony of robust, dynamic Korean spirit with the architecture and landscape creates an unparalleled uniqueness that defies comparison.” — p. 36


<Rapture of the Garden>conveys the beauty of Korean gardens through vivid,
unpretentious prose and photography, making readers feel as if they are strolling
through these spaces themselves. With his distinctive sensibility, Yoon
highlights the singular charm of Korea’s traditional gardens, aiming to share
this appreciation with a broader audience. His notable works include <Raptureof Sound>, <A Well-Taken  Photograph>, <Yoon Kwang Jun’s 101 Lifestyle Masterpieces> ,<Aesthetic Lessons> and <The Space  I Love>.
2024 / 11 / 13 - 2024 / 11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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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김수영
김지수
노경화
모모킴
비버
송다현
시즈(김지수)
이안온
이예린
임지민
임희조
전소희
정의동
조정은
천윤화
최승윤
콰야
키무
태킴

미미크리 콜렉티브 : 연결된 마음들 Mimicry Collective: Linked Minds기간2024.12.17-12.22장소공간썬더(북촌로11길 35)
'미미크리’는 프랑스 사회학자 로제 카이와가 제시한 인간이 과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나눈 유형 중 하나로, 다른 이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이들을 뜻합니다. 20명의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저물어가는 한 해를 마치며 뜻을 함께한 ‘미미크리’들의 작은 축제로, 저 마다의 빛깔과 모양을 지닌 다양한 이야기를 한 공간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예술가로 살아가기 위해 단단한 마음을 서로에게 더하고, 나아가 기부를 통해 연대의 마음을 세상과 나눔으로써 예술가로서의 업을 지속할 수 있는 용기와 위로를 그리고 세상에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를 선사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을 매개로 서로의 성장에 작은 온기를 더하고, 함께 나누는 이 마음이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연대'의 의미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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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eonwoo
Kim Suyeong
Kim Jisoo
Noh Kyunghwa
Momo Kim
Beaver
Song Dahyun
SIZ (Kim Jisoo)
Lee Anon
Lee Yerin
Im Jimin
Im Heejo
Jeon Sohee
Jeong Eui-dong
Jo Jeongeun
Cheon Yunhwa
Choi Seungyun
Qwaya
Kimu
Taekim

‘Mimicry’ is one of the types proposed by French sociologist Roger Caillois to describe how humans perform tasks. It refers to those who find joy in forming teams, standing in solidarity, and acting together with others. This exhibition, featuring 20 artists, is a small festival of like-minded "mimicries" to mark the end of the year. In one space, you can encounter a variety of stories, each with its own unique color and shape. Moreover, the exhibition seeks to bring strength to each other as artists, to share the spirit of solidarity with the world through giving, and to sustain the courage and comfort needed to live as artists, while conveying the reason and value for the existence of art. Through this exhibition, we hope to add a small warmth to each other's growth via the medium of "art," and we aspire for the shared sense of solidarity to linger in your hearts as well.
2024 / 12 / 17 - 2024 / 12 / 22